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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고나서유 Date2026-09-30 02:58 View0 Count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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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카페카 사라스테. 롯데문화재단 제공
“자신만의 목소리와 목표를 찾아야 합니다. 지름길이나 손쉬운 해답을 찾아서는 안 됩니다.”
핀란드 지휘 계보를 잇는 유카페카 사라스테(70)가 후배 음악가들에게 건네는 당부다.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겸 예술감독인 그는 오는 10월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헬싱키 필의 내한 공연을 이끈다. 1882년 창단 이후 144년 만의 첫 한국 무대다.
사라스테는 내한에 앞서 문화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핀란드 지휘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앞선 세대가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다음 세대에 전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라스테는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요르마 파눌라를 사사했다. 그는 에사페카 살로넨, 오스모 벤스케와 함께 파눌라 문하에서 배운 ‘핀란드 지휘 황금세대’의 일원이다. 1987년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을 시작으로 캐나다 토론토 심포니,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독일 쾰른 WDR 교향악단 등을 거쳐 2023년 고국으로 돌아와 헬싱키 필 지휘봉을 잡았다.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롯데문화재단 제공
그가 설명하는 핀란드 음악은 그곳 사람들의 기질을 닮았다. 그는 “핀란드 사람들은 외향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향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라며 “내면에 충만한 감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이를 과장해 드러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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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핀란드와 한국 국민의 공통。 중 하나는 관현악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라며 “핀란드에서는 시벨리우스의 영향으로 관현악은 국가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헬싱키 필은 시벨리우스 연주 전통을 이어온 악단이다. 사라스테는 “헬싱키 필은 교향곡 7번을 제외한 모든 시벨리우스 교향곡을 초연했다”는 .을 강조했다. 헬싱키 필의 소리에 대해 그는 “매우 폭넓고 깊이가 있으며 표현력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호기심 많은 관객 덕분에 프로그램 구성에 제약이 없다”며 “현대음악부터 고전주의, 후기 낭만주의까지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앞에서 연주해 왔고, 이 경험이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는 시벨리우스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중 1·2·8·9번,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으로 꾸며진다. 그는 “핀란드는 1917년까지 러시아의 일부였고, 러시아 음악의 영향은 시벨리우스의 음악에서도 발견된다”며 두 작곡가의 작품을 나란히 배치한 이유를 밝혔다.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에서 네 곡만 골라낸 데 대해 그는 “각 곡의 성격을 고려해 일종의 작은 교향곡처럼 엮었다”고 했다. 시벨리우스의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내는 이 극음악이 교향곡 2번과 “훌륭한 대비”를 이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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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연주해 온 교향곡 2번의 해석이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물음에 그는 “관。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연주할 때마다 음악에 내재한 드라마와, 음악이 필연적으로 향해 가는 종착。을 더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최근 그가 오페라로 활동 영역을 넓힌 이유이기도 하다. 사라스테는 “오페라 지휘는 음악 속 드라마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오페라 레퍼토리에는 훌륭한 음악이 무척 많아 내게는 커다란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양인모. 롯데문화재단 제공
협연자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31)다. 2022년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그는 이후 핀란드 음악계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사라스테는 “자신만의 음색을 지닌, 정말 흥미로운 연주자”라며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에 더없이 잘 어울린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헬싱키 필은 단원이 직접 프로그램을 짜고 지휘자 없이 무대에 서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연주자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휘자 없이 연주하면 오케스트라의 정체성이 크게 강화되고,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며 “지휘자는 해석의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역할이 훨씬 흥미로워진다”고 했다.
“헬싱키 필의 고유한 정체성을 더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이 오케스트라의 폭넓은 역량이라면, 같은 프로그램을 되풀이하지 않고도 선보일 음악이 무궁무진합니다.” 사라스테가 그리는 헬싱키 필의 다음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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